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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tistry

충치는 왜 생길까?


예로부터 치복은 오복중의 하나라고 했습니다.

음식을 씹는 행위는 우리가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영양을 공급하는 것일 뿐 만 아니라 미각을 통한 즐거움을 제공하기 때문이겠지요.

물론 요즘은 미용의 측면도 간과할 수는 없겠습니다. ^^;


그나저나, 우리가 흔히 구강 건강을 얘기 할 때 가장 많이 생각나는 것도  치아 건강일 것입니다.

건강한 치아를 최대한 오래 보존하는 것,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것을 원하지 않나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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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Tooth holder Plush by Sappymoosetree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우리가 치아 건강을 얘기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충치이지요.

2000년에 미국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아이들에게서 가장 흔한 질병이 충치라고 합니다.

5세에서 9세 사이의 아동중 50%가 한 개 이상의 충치를 가지고 있었고, 78%의 17세 청소년들에게서 충치가 발견되었다고 하네요.

물론 어른에게서도 흔한 질병입니다.

18세 이상의 어른 85%가 충치의 경험이 있다고 하니까요.

(너무 적나요? 충치없이 살다 죽는 사람이 15%라는게 저는 더 신기했거든요.)

그럼 충치는 어떻게, 왜 생기는 것일까요?

학자들에 의하면 세계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사람들은 충치는 벌레에 의해 생겼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고대 메소포타미아 지방의 기록에는 충치가 이빨에 있는 피를 빨아먹는 벌레에 의해 생긴다고 믿었답니다.

또 한자를 봐도 (충치 우)는  벌레와 이가 모여서 된 글자이지요.

충치(蟲齒) 도 그렇구요.

우리나라에서도 벌레먹은 이,, 라고 부르지요?


사실 따지고 보면 충치의 원인은 박테리아이니,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닐런지도 모릅니다.

충지의 원인이 박테리아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들이 행해졌는데요.


예를 들어 완전 멸균상태로 자라는 실험용 동물의 이에는 충치가 생기지 않습니다.

항생제를 복용하는 동물은 항생제가 박테리아를 죽이거나 억제하기 때문에 충치가 잘 생기지 않구요.

 - 항생제를 드시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

잇몸속에 싸여있는, 아직 나지 않은 이빨에 충치가 생기는 경우도 (이가 어떤 이유에서이든 노출되지 않는 이상에는) 없습니다.

 

이런 사실들에 근거해서 사람들은 입속에 사는 무언가가 충치를 일으킨다고 확신하게 되었지요.

그리고 충치 근처와 다른 구강내에서 추출한 박테리아를 실험실의 치아 위에서 배양하였을 때 충치가 생기는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우리는 아주 아주 어릴 때 어머니나 주변 사람들에 의해 충치균을 받게 되고 그것이 우리 입속에서 평생을 사는 것이지요.


한편, 음식과 충치에 대한 연구도 많이 이루어졌는데요.

당분과 정제된 탄수화물의 섭취와 충치가 연관성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게 됩니다.

실제로 충치의 원인균중 가장 대표적인 Streptococcus mutans란 놈은 당분의 일종인 포도당(glucose)과 과당(fructose)등을 에너지원으로 삼는데요.

특정한 당분을 섭취하여 에너지로 사용하면서 부산물로 산(lactic acid)을 내 놓게 됩니다.

특별히 포도당과 과당이 결합된 수크로오스(Sucrose)란 놈을 단당형태로 분해시켜 에너지원으로 삼는데요.

단지 분해만 하는 것이 아니라 분해시키면서 끈적끈적한 상태로 만들어 이 표면에 붙게 만듭니다.

S. mutans는 계속 에너지원 근처에서 분열하게되고, 산성분이 쌓이게 되면서 치아가 부식되게 되는 것이죠.


이 수크로오스란 넘이 설탕의 성분이며 탄수화물은 포도당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당분과 탄수화물이 충치를 유발하는 요인이 되는 것이죠.


유명한 실험의 하나로 호주의 어떤 지방의 고립된 마을의 아이들에 대한 것이 있습니다..

그 마을의 아이들은 당분과 정제된 탄수화물을 거의 섭취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아이들이 일정한 나이가 되면서 외지로 학교를 갔습니다.

그러자 그 마을에서는 거의 충치가 없던 아이들이 외지 학교에 가면서 충치 발생율이 현저하게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학교 급식을 시작한 것이 원인이 되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사탕을 먹는다고 모두 충치가 생기는 것도 아니고, 박테리아가 많다고 100% 충치가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앞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충치와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는 것은 산도(pH)입니다.

이의 가장 겉부분을 싸고 있는 것이 Enamel이란 조직인데요.

대략 pH 5.5 이하에서 이 Enamel이란 조직이 녹기 시작합니다. (demineralization)


오래된 이야기입니다만, 콜라에 발치된 치아를 담가두면 치아가 녹는다는 말을 들어 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보통 탄산음료의 pH가 2.5 이고, 오렌지 주스가 3.5이니 일리있는 이야기이지요.

그래서 음식을 먹은 후 입안의 산도(pH)를 조사해, 산도를 얼마나 낮추느냐에 따라 충치 발생확률이 높은 식품이라고 분류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오렌지 주스를 먹는다고 해서 바로 이가 썩지는 않듯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부식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신 음식을 먹는다고 이가 썩지는 않는다는 말이지요.
물이나 침에 의해 대부분이 씻겨나가니까요.
음식 자체의 산도도 문제이겠지만, 박테리아가 음식물을 분해하며 만들어내는 산이 충치에는 결정적입니다.
산 성분이 치아 조직 주변에 얼마나 머무르느냐가 중요하니까요.
산도가 높고 과당을 함유한 과일에 비해, 시지 않은 설탕이나 카라멜이 이에 더 안좋을 수 있다는 말이지요.

요약하자면 충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박테리아당분치아 표면에서 만나서 어느 정도의 시간을 가져야만 하는 것이지요.

 

 

물론 이런 기본 요소들 외에도 사람마다 다른 여러가지 조건들이 작용하게 됩니다.

침의 성분이라던지, 분비량이라던지, 입속의 박테리아의 분포라던지, 복용하는 약이라던지, 다른 질병이라던지 등등 여러가지 요소들에 따라 충치의 발생 가능성이 많이 달라질 수 있거든요.

충치가 잘 생기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는 사람도 있는 셈이지요.

 

어쨌든 위의 조건들이 만족시키기 위해 가장 필요한 요소는 박테리아가 치아 표면에 붙는 과정입니다.

이를 닦는 등의 행위로 박테리아가 제거된 치아 표면에는 침에 섞여있는 단백질등을 매개로 해서 특정한 종류의 박테리아들이 달라붙게 됩니다.

이 박테리아의 표면에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또 다른 종류의 박테리아가 가서 붙게 되구요.

점차 많은 종류의 박테리아가 모여서 이빨표면에 살게 됩니다.

 

서로 다른 종류의 박테리아가 계속 모이고, 이미 달라붙은 박테리아들이 끊임없이 번식하면서 이것들이 분비하는 물질들이 쌓이면서 플라그 층은 점점 두꺼워지게 됩니다.

그래서 음식을 먹은 지 한 두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치태(dental plaque, 플라그)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이를 안 닦을 때 이빨 표면에서 하얀 물질들을 발견한 적이 있으신지요?

그것이 플라그입니다.

 

그리고 이 치태속의 박테리아중 일부가 만들어 내는 물질이 쌓여 딱딱하게 굳어지는 것이 치석 (Calculus)입니다.

이 치석 속에는 박테리아가 거의 없기 때문에 치석이 충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치석 주변에는 박테리아가 더 잘 모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구요.

분명한 것은 치석이 잇몸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쨌든 지금은 충치에 대해 알아보고 있으니, 화제를 플라그로 다시 돌려보지요.

 

일단 다양한 종류의 박테리아들이 한 곳에 모이면 공생효과가 나타나, 항생제나 환경의 변화에 강하게 됩니다.

위의 그림에서 박테리아들의 주위를 둘러싼 방어막 (노란색)이 보이시나요?

즉 약을 이용해 죽이기 힘든, 자신들만의 안전한 보금자리를 만드는 셈이지요.

 

이렇게 만들어진 안전한 보금자리에 자리를 잡은 충치의 원인균들에게 우리가 먹은 당분이 영양으로 공급되면서, 주변에 산성 물질이 쌓이게 되고, 치아 부식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즉 플라그라는 집이 충치를 만드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칫솔이나 치실을 이용해 치아 표면에 생긴 플라그를 제거하는 것이지요.

다음 이야기로는 어떻게 이 플라그를 없에서, 혹은 생기지 않게 해서 충치를 예방 하는가,

그리고 이미 생긴 충치는 어떤 방법들로 치료 하는가에 대해 다루어 볼까 합니다.


추가..

아래 댓글의 조언에 따라 참고문헌을 밝히겠습니다.

http://wikipedia.org (wikipedia의 자료는 때로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Newbrun, Ernest. Cariology, 3rd Edition. Quintessence Publishing (IL), 011989.\

Kidd, Edwina. Essentials of Dental Caries: The Disease and Its Management, 3rd Edition. Oxford University Press, USA, 062005.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