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설

대학 수업에 아이패드(iPad)가 들어온다면?

며칠전 출시된 아이패드(iPad)에 대해 그야말로 시끌시끌 합니다.

각종 컴퓨터 전문가들의 리뷰와 (아직 정시 발매된 것도 아니니 리뷰도 아니죠) 전망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소위 전문가들의 반응은 대체로 썰렁합니다. ^^;;

 

그리고 주위에서 보는 소위 “일반인”들의 반응도 극명하게 갈라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의 반응을 그대로 받아들여 별로다~ 라고 주장하는 측은 그냥 커다란 아이폰이라느니, 어정쩡학 기술로 대책없는 넘을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당신들의 자기 주장은 어딜 갔는가?)


반면 제 주변의 동기들(20대 초반의 어린 미국 학생들)의 반응은 대체로 같습니다.

So Cool! I wanna have one. ^^

짱인데! 하나 갖고 싶다.

 

이게 제가 아이패드의 성공 가능성이 보인다고 하는 첫 번째 이유입니다.

젊은 층에게 "간지나는" 제품으로 각인된 아이폰/ 아이팟 터치를 진화시킨 매력적인 제품이란 점이지요.

 
실제적인 예로 지난 번 글에 아이패드가 킨들을 겨냥한 제품이라고 말했었는데요.

지난 글 보기>> 아이패드는 킨들을 겨냥한 태블릿이다!

오늘은 제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공대를 다녔습니다.

주먹만한 두께의 전공서적이 들어가는 수업이 3개씩 있는 날이면, 어깨가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분책해서도 다녀보았고, 농구공이 들어가는 큰 배낭에 책을 넣고도 다녀보았고, 아예 안들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

 

그 때 했던 생각이 노트북 하나에 책이 다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게 벌써 10년도 넘은 이야기 입니다.

 

제가 처음 치대에 입학 했을 때, 모든 학생에게 노트북을 강제구매 시키더군요.

그 이유중의 하나가 전자책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값이 또 장난이 아닙니다. ^^;

1년 대여비 (책을 영구히 소장하는 게 아니라 대여하는 겁니다.)가 150만원이 넘습니다.

뭐..

그런 불만은 일단 제쳐두지요. ^^

 

 

위의 스크린 샷이 현재 제가 사용하고 있는 바이탈 소스라는 전자책 교재입니다.

지금 살펴보니 현재 내장된 책만 127권 입니다.


 

교재로 사용하는 책이 이번 학기에만 십수권이고, 학교에서 필요하면 pdf형식으로 만든 부교재나 메뉴얼을 이쪽 사이트를 통해 공급합니다.

 

학생은 책을 열기만 하면 내용을 볼 수 있지요.

컴퓨터 상에서 노트를 하면 노트가 온라인상에 저장이 되어서 다른 컴퓨터에서도 노트나 줄친 것등을 볼 수가 있습니다.

 

 

 

위는 올해 사용하는 교과서의 한 부분 입니다.

학과의 특성상 그림을 봐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처음 학교에 입학했을 땐 상당수의 학생들이 책을 발췌해서 프린트를 하여 봤습니다.

필요 없는 책은 보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았구요.

 

그러나 학년이 올라갈 수록 전자책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더군요.

검색도 편하고,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서 노트했다가, 시험전에 정리도 하구요.

 

교수님의 수업 노트를 위주로 책을 참고삼이 공부하기에도 정말 편합니다.

 

그러나 이런 시스템을 사용하면서 “사용자 입장에서” 보는 단점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컴퓨터가 너무 무겁습니다.

4년간 사용할 컴퓨터이다 보니 고사양의 컴퓨터에, 스크린도 큰 편입니다.

(15인치 맥북을 쓰고 있습니다.)


매일 가방에 들고 다니기에 결코 만만한 무게가 아닙니다.

여학생들 중에는 컴퓨터를 학교에 들고오는 것을 거의 포기한 학생들도 있었는데요.

그것도 요즘은 퀴즈나 시험을 온라인으로 보기 때문에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아예 배터리를 빼고 충전기를 가져오는 사람도 있습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전자책이라 처음 가지는 부담감이 웹페이지 같은 형식의 글이란 점입니다.

책과 비슷하게 만들긴 했지만, 책은 아니죠.

 

게다가 침대에 편하게 누워서 “들고” 볼 수도 없습니다.

 

 

아..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아시겠지요?

 

 

 

 

바로 이넘, 아이패드는 이런 저의 요구사항을 거의 완벽하게 매꾸어주는 제품입니다.

 

제일 처음 보셨던 바이탈 소스의 책장과 아이패드의 책장을 비교해 보세요.

비교가 안되지요.

킨들은 이미 비교 대상이 아닙니다.

아이패드는 기존의 킨들이 커버하지 못했던 총천연색의 책 시장, 학교 교재, 아동용 그림책, 저널이나 블로그 등으로 영역을 넓혀갈 것입니다.

학교 교재 중간에 동영상을 삽입하는 방식은 두터운 책에 부록으로 씨디를 주는 것을 대신할 것입니다.

책과 동영상의 혼재는 책에 처음으로 칼라 사진이 들어갔던 것에 비견할 만한 사건이 되겠지요.

 

뿐만아니라, 아이패드에서 지원하는 웹 브라우징, 이메일, 노트, 사진, 영상 …

필요한 것은 다 있습니다.

 

호환성이 어떻고 단자가 어쩌고, 용량이 부족하고…

다 기존의 컴퓨터에 능숙한 사람들의 불만입니다.

 

아이패드는 노트북 대용이 아니라 휴대형 가전제품이자 전자책의 업그레이드 버전입니다.

이전 글에서 밝혔듯이 애플은 아이패드를 통해 대학생들이 애플에 친숙해지도록 하는 모든 라인업을 갖추었습니다.


그러면 아이패드가 20대 대학생들만 겨냥한 것인가?

아닙니다.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가 스마트폰의 개념을 뒤바꾼 혁신적인 제품이라는 이유중의 하나가, 즐기는 연령층의 제한이 그만큼 없다는 것입니다.

 

블랙베리가 미국의 회사원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전자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계층이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학교 IT 서포트로 아르바이트를 할 때 학교에서 해당 부서의 직원들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한 적이 있습니다.

나이드신 아주머니 아저씨들이 그거 배우는데 정말 힘들어 하시더군요.

 

치대 입학후에 우연히 그 때 일하던 사람들과 밥을 먹을 시간이 있었습니다.

아이폰이 나온지 1년쯤 지난 때였는데요.

 

모두 아이폰을 들고 있더군요. –_-;

한결같이 하는 말이, 너무 좋고 재밌다는 것입니다.

 

 

아래는 제가 1월에 어떤 교수님에게 받은 이메일 답장입니다.

 

 

 

아이팟 터치에서 이메일을 쓰셨습니다.

이분이 전자기기에 능숙한 20-30대 일까요?

아닙니다.

정확한 나이는 모르지만 최소70대일 겁니다.

 

아이팟/아이폰의 놀라운 점은 40-80대의 중, 장, 노년층도 쉽게 배우고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졌다는 점입니다.

 

주변에서 얼마나 많은 “노년층”이 아이폰을 장난감으로 즐기고 있는 지에 날마다 놀라고 있습니다.


아이패드의 성공 여부요?

잘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아이패드가 대박을 낸다면,  IT시장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은 분명해 보이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