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먹는 음식에는 궁합이 있다고 하지요?
돼지고기와 새우젓, 땅콩과 오징어 등이 대표적인 예가 될 것입니다.
단지 서로 맛의 상승효과를 줄 뿐만 아니라, 영약학적으로도 좋다고 하는데요.
반대로 서로 맞지 않는 음식들도 있습니다.
음식과 음식뿐 아니라 약과 음식의 궁합도 있는데요.
물론 약과 약 사이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더 많지요.
오늘은 약효에 영향을 주는 음식 몇 가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감기에도 좋고, 무엇보다 살빼는 식품으로 알려진 자몽주스는 일부 약의 성분을 빨리 흡수되게 하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스테틴(Statin)같은 약이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어? 빨리 흠수되면 좋은거 아냐? 라고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먹은 약은 서서히 흡수되어 약효를 발휘하면서, 체내에서 제거되어야 하는데 너무 급속도로 흡수된 약은 쇼크를 일으키거나 몸의 장기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자몽주스와 약을 같이 먹고 사망한 사례가 보고 되었었고, 그 때문에 자몽주스에 대한 관심이 생기게 되었던 것이지요.
최근에도 어린아이가 쇼크로 쓰러진 사례가 있었다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복용중에 자몽주스를 피해야할 약들로는 고혈압 약, 면역 억제제, 항우울제, 말라리아 약, 불면증약, 알레르기 약 등이 있다고 합니다.
(반대로 일부 흡수율이 낮아 문제가 되는 약을 자몽주스와 함께 복용시켜 상승작용을 꾀하는 연구도 있다고 합니다.)
자몽 주스 외에도 오렌지나 사과 주스등도 약효에 영향을 끼칩니다.
흡수가 더 되고, 덜 되고를 떠나서, 약효에 영향을 미치지 때문에, 약을 드실 때는 꼭 물과 함께 드시고, 과일 주스는 약을 드시기 두세시간 이전이나 이후에 드시는 편이 좋습니다.
the good stuff by YourLocalDave |
인삼은 정말 좋은 식품(혹은 약품^^)이지만 피를 묽게 하는 약과 함께 복용하면 피가 잘 멎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쿠마딘(Coumadin)이나 아스피린 같은 혈전제와 인삼은 함께 안 먹는게 좋습니다.
또한 수술하기 전에는 인삼을 당분간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비타민 E를 복용하신다면, 인삼과 비슷한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은행잎 성분 (징코민)도 일부 약의 효과를 낮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약에 들어가는 감초(licolice)는 심부전 치료제로 사용되는 digoxin(Lanoxin, 디곡신)과 함께 먹어서는 안됩니다.
이렇게 한방에 사용되는 다양한 초목들이 양약과 서로 부딪히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한약과 양약을 병행하실 경우는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Chocolate Box by m104 |
달콤한 초콜릿도 어떤 경우에는 약과 함께 먹을 수 없는 식품입니다.
상당량의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항우울제의 하나인 monoamine oxidase inhibitor(MAO inhibitor, 산화효소억제제)는 다량의 초콜릿과 함께 먹을 경우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여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치즈, 소세지, 페퍼로니 등도 MAO inhibitor와는 함께 먹어서는 안되는 식품입니다.
위 사진은 변비용으로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섬유질 중 하나인 메타뮤실입니다. (사일럼 허스크라는 식물입니다.)
요즘 다이어트나 변비 대처용으로 많이 먹는 파이버(fiber)는 장에서 섭취되는 약의 흡수를 저해합니다.
그래서 파이버를 따로 드셨다면, 다른 약은 전 후 2시간 반 이상의 간격을 두고 드시는 편이 좋습니다.
그 외에 우리가 속이 쓰릴 때 찾는 제산제 (Antacid, 겔포스, Toms, maloox)는 위장에서 흡수되는 약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으므로 다른 약(특히 위장에서 흡수되는 약)을 함께 먹고 있다면, 다른 약 먹고 1-1.5시간 이후 겔포스를 드시는 편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최근에 겪은 약에 관한 사건이 있습니다.
저는 진통제나 소염제로 주로 브루펜(이부프로펜, 에드빌)을 먹습니다.
그런데 제가 두통때문에 아스피린과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이 섞인 약을 이부프로펜과 병행해서 먹었던 적이 있었는데요.
점차 약효가 떨어지는 기분이 들어서 이상하게 생각했었습니다.
알고보니 아스피린과 브루펜은 같이 먹어서는 안되는 것이더라구요.
아스피린을 끊었더니 며칠 후에 브루펜의 약효가 바로 돌아왔습니다.
요즘 심장병 예방을 위해 저용량 아스피린을 매일 드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또 다른 진통제인 NSAID계열의 약은 (이부프로펜 같은) 아스피린을 드시는 중에는 약효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아스피린을 드시는 중에는 진통제로 타이레놀을 드시는 편이 효과의 측면에서는 좋습니다.
(아스피린과 타이레놀을 섞어서 나오는 약도 있지요.)
만일 간이 좋지 않다든지 해서 타이레놀을 못드시고, 브루펜(이부프로펜)을 선택하셔야 한다면, 아스피린을 일주일정도 끊은 후에 드시면 효과가 납니다.
참, 예전에 어떤 건강 기사에서 간이 좋지 않은 사람은 타이레놀을 먹으라고 하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래도 기자라는 분이 어떻게 저런 기사를 올리나하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간에 문제가 있으시면 타이레놀을 일반적으로 권장하지 않습니다.
타이레놀의 대사과정은 간에서 이루어지는데, 간이 좋지 않다면, 타이레놀의 독성을 제대로 해소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