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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n the US

맨하탄에서 맛본 최고급 프랑스 요리

 

제가 현재 살고 있는 곳은 미국 뉴욕주의 버팔로입니다.

보통 한국에 있는 사람들과 얘기를 할 때, 미국의 어디에 사느냐는 질문을 당연히 받게 됩니다.


그러면 뉴욕주 버팔로라고 친절하게 풀어서 얘기하지요.

 

그 때의 반응은 대부분의 경우, 아… 너 뉴욕에 살어? 입니다. –_-;

(엄밀히 말해 뉴욕에 산다는 말은 맞습니다. ^^)


당연한 것이 저도 예전에 한국에 있을 때사촌누나가 라체스터란 곳으로 유학을 갔다고 했을때 거기가 어디야??


이런 반응으로 보였습니다.

뉴욕주라길래.. 아... 뉴욕 -_-; 했었지요.

딴 데는 몰라도 뉴욕이랑 LA정도는 들어본 도시 이름이니까요...

저 같은 경우 농구팀과 야구팀이 있는 도시 이름정도는 알았습니다 .^^;


어쨌든 그러면  버팔로는 뉴욕주에 있지만 뉴욕시티와는 참 멀다는 것을 설명하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Le cirque in New york City from Lecirque homepage>


그래서.. 요기 눈으로 보실 수 있게 지도를 준비했습니다.

구글에서 검색한 결과인데요.

왼쪽 위가 버팔로이고, 오른쪽 아래가 흔히 말하는 맨하탄, 즉 New York City 되겠습니다.

차로 갈 경우, 총 주행거리 640킬로미터입니다.

서울서 부산이 대략 400킬로미터 정도 되지요?

 

<Buffalo to New York City from maps.google.com>


이렇게 설명하면 그제야…

아… 너 시골에 사는구나? 그러더군요. ㅎㅎㅎ

네, 저 시골에 삽니다. -_-;

 

하지만, 이런 한국 친구들을 비난 할 수가 없는 것이, 미국 사람조차 비슷한 반응을 보입니다. ^^

여담입니다만,

플로리다로 치대 인터뷰차 갔을 때의 일인데요.

호텔에 체크인을 하기 위해 운전 면허증을 주었습니다.

당연히 뉴욕주 면허증이었지요.

 

그걸 보자마자, 체크인을 해주던 젊은 아가씨가 뉴욕에서 왔냐면서 아주 좋아라 하는 것입니다.

자기는 뉴욕에 가보는 것이 평생 소원이래나 뭐래나…

아직 5번가 입구 구경도 못해본 사람에게 어디 가봤냐, 어디 가봤냐 이러면서 자꾸 묻는 것이었습니다.
 

혹시 우리나라 옛날 영화보면, 서울에 한 번 가보는 것이 소원인 시골 아가씨… 라는 분위기 있잖아요?

꼭 그런 것이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저 위의 지도를 설명할 순 없어서..

걍 뉴욕 좋다 그러고 맞장구를 쳤지요. ^^;


어쨌든..

이렇게 장황하게 제가 사는 곳을 소개한 이유는 제가 버팔로에, 다시 말해서 뉴욕 주에 산 지 3년만에 처음으로 뉴욕시티에 관광차 간 이야기를 지금부터 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Bloomberg Building @ One Beacon Court
Bloomberg Building @ One Beacon Court by cchen 저작자 표시변경 금지<
<오늘의 식당인 Le cirque가 1층에 자리하고 있는 블룸버그 타워의 바깥 전경>


지난 3월에 뉴욕에 2박 3일로 관광(?)을 가기로 하면서, 한 번은 좋은 식당에서 밥을 먹자고 결정했습니다.

멀리 뉴욕까지 가는데, 칼질 한 번 하고 오자… 이런 분위기였지요.

그런데 마침 뉴욕 레스토랑 위크라는 행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1년에 몇 주 정도 해서, 뉴욕 시내의 고급 식당들이 적당한 가격에 정해진 메뉴를 맛볼 수 있게 해주는 그런 행사입니다.

마침 시기가 겹쳐서, 좋은 식당을 싸게 갈 수 있게 되었지요.

 

저희가 선택한 식당은 Le cirque라는 프랑스 식당이었습니다.

태어나서 한 번도 먹어 본적은 없었지만, 역시 요리하면 프랑스 아니겠습니까? ㅎㅎㅎ

게다가 페리스 힐튼이 파티를 했다고도 하고, 온갖 유명한 사람들이 와서 먹은 사진이 붙어있는 곳이라고도 하고,

HBO에서 다큐멘터리도 찍었다더군요.

(실제로 내부에는 대통령과 헐리우드 배우들을 비롯한 유명인사들의 사진이 벽 한쪽 가득 걸려 있습니다.)

보통 한 끼 식사에 $150이상을 지불해야 하는 곳인데, 저희는 일인당 $30미만의 가격에 점심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비싸긴 하죠 ㅎㅎ)

 

Le cirque는 Sirio Mccioni 라는 이탈리의 출신의 작가가 1974년에 처음 열었다고 합니다.

그 후 몇 번의 장소 이전을 거쳐 지금은 Bloomberg tower내에 본점이 자리하고 있구요.

이 곳 외에도 두 군데의 Le cirque가 더 있다고 하더군요.

 

어쨌든 그날은 워낙에 싼 가격에 주는 메뉴라 선택의 폭이 그리 다양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다른 고급 레스토랑들은 레스토랑 위크 메뉴는 한 두가지로 제한하는데 비해서 에피타이저, 주 메뉴, 디저트를 각각 서 너가지씩 준비해서 선택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는 선택의 폭이 다양하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겠네요.

 

 

저희를 위한 세팅입니다.

미리 예약을 해야했는데, 들어가자 마자 저희의 예약 시간을 물어봤습니다.

(예약자의 이름을 묻지 않았습니다.)

시간을 대자 제 이름을 말하고 자리로 안내하더군요.

15분 단위로 예약을 받았었는데, 시간 단위로 한 팀만 예약을 받는 눈치였습니다.

 

세팅은 굉장히 깔끔했구요.

 

처음에 에피타이저를 선택하라고 하더군요.

 

 

 

 

위는 에피타이저로 시킨 새우 요리입니다.

에피타이저 접시 위쪽으로 보이는 빵이 굉장히 맛있었습니다.

호밀과 보리로 만든 빵이었던 것 같은데, 담백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었지요.

빵에 발라먹는 버터도 향이 진하고 부드러워서 먹기에 아주 좋았었습니다.

 

더군다나 에피타이저에 올라가 있는 당근이 보이시나요?

단지 장식용이 아니라 정말 얇게 썬 당근에 약하게 양념을 해서 튀긴 것인데 정말 맛있었습니다.

 

 

 

프랑스 음식점에 가면 꼭 먹어보라는 콘소매입니다.

역시 에피타이저인데요.

제 기억에 외국 음식을 먹으면서 국물을 이렇게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없습니다.

주 재료는 랍스타였는데 국물이 정말 진한 맛을 내면서도 맑았습니다.

 

 

주 메뉴 였던 스캘럽(조개관자) 요립입니다.

딱 세조각 나옵니다. ^^

양이 부족할 것 같아 보이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ㅎㅎ

조개 관자를 정말 부드럽고 맛있게 요리했더군요.

 

Le cirque는 불어로 서커스란 뜻이라는데요.

그래서인지 그릇에는 모두 원숭이가 서커스를 하는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또 하나의 주 메뉴였던 송아지 스테이크입니다.

이게 아주 입맛에 맞지는 않았는데, 원인은 위에 올려진 치즈였습니다.

향이 강해서 잘 적응이 안되더군요.

아마 외국인이 우리 된장에서 느끼는 거랑 비슷한 느낌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요즘 서양요리사들의 동양요리 편향을 반영하듯, 요리의 상당 부분에 동양적인 색체가 띄었는데요.

이 스테이크가 절정이었습니다.

소스의 주 재료가 간장이었고, 테리야끼 소스와 비슷한 맛을 내었더군요.

 

고기 자체는 정말 고급이고 부드러웠습니다.

 

 

 

마지막 주 메뉴였던 연어요리 입니다.

이게 제 요리였는데요.

연어를 살짝 양념해서 부드럽게 구웠는데, 최고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위의 파란 채소? 같아 보이는 것들은 모두 해산물입니다.

연어 소스의 약간 느끼한 맛을 없에기 위해 식초가 가미된 해산물 셀러드가 나온 것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에피타이저와 주 메뉴만 먹어도 충분히 배가 부를 정도의 양이었는데요.

디저트를 빼 놓을 수는 없지요.

 

 

생강으로 만든 샤베트 입니다.

개인적으로 디저트 중에서 제일 괜찮았습니다.

많이 달지도 않고 생강의 맛이 남아 있는 주 메뉴의 맛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더군요.

 

 

프랑스 디저트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Mille Feuille 입니다.

천 겹의 과자? 뭐 이런 뜻이라고 하더군요.

왼쪽에 있는 것은 아이스크림입니다.

처음으로 제대로 된 Mille Feuille를 먹어봤다고 해야할까요?

바삭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일품더군요.

 


이게 제 디저트 였는데, Creme brulee 였던 것 같습니다.

카스타드 크림 위에 설탕을 녹여서 굳힌 디저트 인 것 같았는데요.

이 디저트는 특이하게도 접시 아래에 레시피를 써 놨더군요.

맛있게 다 먹었으면 집에서 해먹어라…. 는 것 같습니다. ㅎㅎㅎ

이건 제 입맛에 좀 많이 달았습니다.

프랑스 디저트는 달다던데, 과연... 할 정도로 말이지요.

이게 제 디저트였는데, 저도 샤베트를 시킬 걸 하고 후회했었지요. ^^

 

 

남의 집에 가면 화장실을 가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응? 뭔소리??)

어쨌든 화장실도 한 번 가보기로 했습니다.

 

충격적인 사실은

Le cirque에는 화장실의 남녀 구별이 없습니다.

^0^ 허걱...

 

그러나

화장실은 모두 개인 화장실이고,

화장실 앞에 안내원이 있습니다. –_-;

화장실로 가면 빈 곳으로 안내서 문을 열어주고, 어느 화장실에 사람이 있고 없는지 관리하더군요.

 

화장실에서 손님이 나오면 한 번 둘러보고 정리까지 하는 것 같았습니다.

 

 

  

 

화장실이 1인용인 고로 공간이 좁아 전체를 찍을 수가 없었습니다.

거울과 세면대 사진인데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꾸며진 화장실입니다.

 

 

 

 

화장실에 놓인 크리스탈 장식(?) 입니다.

이쁘지요?


이상은 dentalife의 첫 프랑스 요리 경험기였습니다. ^^

지금 보니 음식 사진들이 좀 이쁘지 않게 나왔네요.

실제로는 더 이뻤답니다.

Le cirque홈페이지에 가시면 현재 나오는 메뉴의 사진을 보실수 있습니다.


아래는 레스토랑 위크에 관한 유용한 링크입니다.

Le cirque 홈페이지 구경가기

Restaurant Week 에 관해서 (about.com link)

Restaurant week의 식당을 예약할 수 있는 OpenTable.com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