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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tistry

입냄새를 제거하려면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아마 한 번 쯤 입냄새에 대해 생각하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거 같은데요.

탈무드에도 입냄새가 이혼의 사유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 나온다고 하는 걸 보면 그 옛날에도 입냄새는 꽤나 심각한 사회적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Dad eats too much hot food?  Bad breath?
Dad eats too much hot food? Bad breath? by Hendricks_NY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입냄새의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입냄새를 가진 사람은 자신의 냄새를 잘 못맡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반대로 많은 사람들이 입냄새가 없음에도 (혹은 심하지 않음에도) 자신이 심한 입냄새를 풍긴다고 생각한다고 하는군요.

이런 사람들을 Halitophobia(halitosis – 입냄새 + Phobia – 공포증)라고 부르는데 한 조사에 의하면 25%의 사람이 이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자신의 입냄새를 상상한 끝에 자살한 사람도 있다니 심각하지요? ^^


그래서 요즘은

구취 클리닉이란 것도 생겼구요.

미국에서만  60%의 여성과 50%의 남성이 입냄새를 관리하기 위한 제품을 사용한다고 하네요.

껌, 은단, 가글 등등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지요.

전 아직도 예전의 후라보노껌 광고가 가끔 생각이 난답니다.

(간접광고 아닙니다. ^^)


입냄새의 원인

사실 입냄새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마늘같은 음식이나, 담배도 냄새의 원인이 되지요.


하지만 질병의 차원에서 접근했을 때 입냄새의 주 원인은 구강내의 미생물에 의한 황화물의 발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황화수소(hydrogen sulfide)나 메틸 카르캅탄(methylmercaptan)같은 것이 달걀이나 양파가 썩는 냄새를 내는 물질이지요.

 

예를 들어 편도선에 생기는 편도석(Tonsilloliths)은 구취의 원인 중 하나인데, 그 냄새의 원인은 황화수소(H2S)가 되겠습니다.

또, 오늘 제 글의 주인공이자 입냄새의 대표적인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박테리아인 Solobacterium moorei란 녀석은 단백질 속에 포함된 황을 분해시켜 Volatile Sulfur Compounds(VSC’s, 휘발성 황 화합물)라는 놈을 내놓습니다.

 

누누히 말씀드리지만 구강 건강을 해치는 것은 대체로 입속의 세균이 주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충치나 잇몸병의 주범이 박테리아였듯, 입에서 구취를 만드는 것도 박테리아입니다.

입속에 살면서 구취를 유발하는 박테리아는 수십종이 알려져 있는데요.

 

그 중에 혀에서 발견되는 박테리아가 10여종이 좀 못 되고, 앞에서 언급한 S. moorei가 냄새를 만드는 박테리아로는 입안에서 가장 흔한 놈입니다.

입냄새(halitosis)를 가진 실험 대상자의 50-100%, 가지지 않은 사람의 0-14%가 이 박테리아를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Kaczor et al 2003, Haraszthy et al 2007)

재미있는 점은 이 S. moorei가 처음 발견된 것이 2000년에 사람의 똥에서 발견되었답니다. ^^

(그래서 심한 입냄새가 X냄새랑 비슷한가 봅니다. ^^)

 

입냄새 관리법

입냄새를 관리하는 방법으로는 세 가지 정도가 있습니다. (치과적인 방법을 말하는 것입니다.)

냄새가 아주 심한 사람들의 경우 입을 행구는 항균제(Chlorhexidine, Triclosan 등)를 사용하기도 하구요.

입안의 다른 질병들(충치나 잇몸병)도 입냄새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치료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칫솔로 혀를 닦는 것만으로도 입냄새를 꽤 감소시킬 수 있답니다.


S. moorei라는 넘이 주로 혀 위에 분포하기 때문이지요.

입에 하얗게 설태가 낀 것을 보신 적이 있나요?

설태가 심하게 끼면 입냄새가 더 심해진다고 합니다.

왜냐면 이 S. moorei란 놈은 산소를 싫어하는 놈이라, 산소를 막아주는 설태 아래에서 더 신나게 자라거든요.


예전에 무슨 TV 프로그램에서 이런 실험을 했던 기억도 나는군요.

식후에 물로 혀를 닦은 그룹(양치질이 아닙니다.)과 아무것도 안한 그룹간에 입냄새를 비교하는 실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혀를 닦은 그룹이 냄새가 훨씬 덜 났습니다.


S. moorei는 특히 혀의 뒤쪽(목에 가까운 쪽)에 많이 살기 때문에 꼭 혀를 안쪽까지 잘 닦아 주는 것이 좋습니다.

칫솔로 잘 닦아도 되구요, 설태제거기(Tongue Scraper)같은 것을 사용해도 좋습니다.

설태 제거기를 사용하면 헛구역질이 덜 나면서 더 깊게 닦을 수 있다고 합니다. (Periodontist님 댓글에서)

칫솔로 닦을 시에는 항균제가 포함된 치약을 사용하면 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만 치약에 들어가는 항균제인 Triclosan의 발암효과를 의심하는 견해도 있습니다.

양치후 구강 세정제를 사용하는 것도 항균작용이 있어서 효과가 있구요.

(알콜이 들어간 구강 세정제는 장기적으로 입을 건조하게 할 수 있습니다만 순전히 알콜의 영향이니만큼 완전히 금주를 할 것이 아니라면 큰 의미가 없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좋은 구강 세정제의 경우 잇몸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정 불안하다면 불소를 함유한 무알콜 구강 세정제도 나오구요.)


왼쪽은 설태 제거기, 오른쪽은 솔 뒷부분이 설태제거용으로 디자인된 칫솔들입니다.


혀를 잘 닦아서 혀위에 쌓인 박테리아들을 제거 하는 것은 입냄새를 없에는 것에만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혀위에 사는 박테리아에는 충치균도 있고 잇몸병을 일으키는 균도 있습니다.
(최근의 견해는 충치나 잇몸병은 혀위의 세균과는 무관하다고 생각되는 추세라고 periodontist님이 댓글로 알려주셨네요.)

더우기 위장병이나 기관지쪽의 병을 일으키는 박테리아도 입속에서 전파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부분도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다음 기회에 구강내 생체막(oral biofilm)과 신체내의 다른 질병의 관계에 관해 좀 더 자세히 언급하겠습니다.

제가 이 분야에 대해서 3월에 워싱턴에서 발표를 하게 됩니다.

그 때쯤 이 내용은 포스트할 것 같네요.)

 

이 정도면 양치할 때 혀를 박박 닦아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요? ^^



내용 출처:

윗 글은 제가 지금 배우는 과목중에 하나인 Microbiology 수업에서 Dr.Haraszthy가 강의한 부분에서 발췌하여 정리한 내용임을 알려드립니다.


보너스로.. Dentalife의 입냄새 관리법

글을 포스트하고 다시 읽다보니 제가 독자라면 이런 의문이 들 것 같습니다.


" 정작 니 넘이 말하는 입냄새(세균성)를 가진 사람은 25%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면서, 혀 닦기만 달랑 강조하는 것이냐?

제목은 입냄새 제거 어쩌고 해놓고 말이지...

난 아침에 먹은 파김치 냄새를 없애는 방법이 궁금한 것이었단 말이다!! "


라구 말이죠 ^^

그런 독자 분들을 위해 저의 개인적인 입냄새 제거법을 잠시 소개하겠습니다.


저도 외국에 살면서 음식냄새 같은 것에 민감한 편이라 입냄새를 없에기 위해 많이 노력하거든요.

인터넷으로 과학적인 입냄새 제거법(?)들도 찾아서 읽어 봤는데, 섬유질 섭취를 늘리고, 단백질을 줄이고(황성분이 들었음), 아침 먹고, 혀 잘 닦고, 커피보다는 녹차를 마셔라, 따위의 방법들이더군요. ^^;


저의 입냄새 관리 첫번째는

입냄새가 신경쓰이는 날이라면, 그 전날 저녁부터는 냄새가 날 만한 음식을 가능 한 먹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마늘이나 젓갈 같은 것이 들어간 음식이죠.
위에서 든 예와 같이 오늘 아침에 파김치나 생마늘을 드셨다면... OTL
좋은 하루 되십시오.. ^^


가장 확실한 방법이긴 하지만, 맛있는 한국음식을 거부할 수가 없을때가 있습니다.

음식조절을 제외하고 제일 좋은 방법은 역시나 식후에 양치를 하는 것입니다.
물론 혓바닥은 꼼꼼히 닦아야겠지요. ^^
그러고 보니 역시 포스트한 방법이 일등이네요.

거기다 양치후 구강세정액(Mouth Rinse)으로 가글을 해주면 반나절은 입에서 나는 냄새만큼은 왠만큼 지울 수 있더군요.
(저는 리스터린 토탈을 주로 쓰고, 미국에 사시는 분이라면 스마트 린스나 액트 같은 불소 함유 무알콜 세정액이 좀 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양치할 시간이 없는 상황이면 커피나 초콜릿, 또는 껌 같은 것을 다양하게 이용해 냄새를 지웁니다.
(물론 커피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 입냄새를 더 심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요약
1. 내가 입냄새가 있는지 없는지는 남에게 물어봐야 한다. (자신은 절대 모른다.)
2. 가장 심한 입냄새는 박테리아에 의한 것이다.
3. 박테리아에 의한 입냄새를 억제하려면 양치질을 할 때 혀를 박박 잘 닦자.
4. 입냄새는 사회적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으므로 너무 민감해 하지는 맙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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