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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tistry

잇몸병은 왜 생길까 - 잇몸병 예방


사실 충치에 관해서만도 정말 할 말이 많지만, 오늘은 일단 화제를 조금 돌려서 잇몸병으로 가볼까 합니다.

잇몸에 생기는 병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Gingivitis(치은염)과 periodontitis(치주염)인데요.

간단히 나누자면 잇몸에만 염증이 생긴 것이 치은염, 잇몸의 염증 때문에 잇몸아래의 뼈가 상해서 내려앉기 시작하면 치주염으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치은염이 발전되어 치주염이 되면 뼈가 상하게 되고, 일단 없어진 뼈는 복구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치주염이 있으면 뼈와 치아를 이어주는 인대(periodontal ligament)가 상해서 끊어지게 되고,

결국 이를 튼튼히 잡고 있을 조직이 없으니 치아가 흔들리고, 급기야 빠지는 것이지요.

무섭지 않나요?


잇몸병은 얼마나 흔할까?

잇몸병은 나이와 성별에 관계없이 꽤 흔한 질병입니다.

1994년에 발행된 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만 3세에서 11세 아동중 9-17%가 치은염(Gingivitis)을 가지고 있구요.

사춘기때 호르몬의 변화와 함께 무려 50-90%가 치은염(gingivitis)을 경험하게 됩니다.

성인이 되면서 치은염의 빈도수는 줄어들지만, 좀 더 심각한 단계인 치주염(periodontitis)으로 발전하게 되죠.

다른 자료(Oral Health US 2002)에 따르면 2000년 기준으로 20세 이상 성인의 52.9%가 치은염(gingivitis)을 가지고 있고,26%정도가 치주염(periodontitis)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군요.


2000년 미국 성인의 나이대별 치주질환(periodontal diseases) 발생 현황 (4mm이상의 Attachment Loss)

출처: The Thrid 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 (NHANES III) 1988-1994, National statistics,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위 자료를 보시면 나이가 들면서 치주질환이 증가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충치도 심해지기전에 잘 예방할 수 있듯, 잇몸병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잇몸병의 원인


먼저 잇몸병의 원인을 알기 위해 60년대에 행해진 유명한 실험을 소개하죠.

Dr. Loe라는 치대 교수가 치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구강 청결과 잇몸 염증사이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실험인데요.

방식은 매우 무식하고도(?) 간단했지요.


학생들에게 양치질을 포함한 모든 구강 청결작업을 그만두라고 시킨다음, 구강내 변화를 관찰했습니다. ^^

구강 청결작업을 멈춘 다음날부터 당연하게도 플라그가 끼는 것이 관측되었구요.

매일 플라그를 분석한 결과 날이 지나면서 플라그 속의 박테리아의 구성이 달라지는 것이 관측되었습니다.

즉, 건강한 잇몸에서 추출한 것과 다른 박테리아들이 주종이 되기 시작했다는 말입니다.

(세균학에서 말하는 gram positive 박테리아들이 원래 건강한 사람에게서 많이 나오는데 점차 gram negative 박테리아가 증가하더라는 것이죠.)

그러면서 며칠이 지나자 잇몸이 붓기 시작했구요.

즉 염증이 생겼다는 것이죠. (gingivitis - 치은염)


Gingivitis: (from Colgateprofessional.com) 이 사이의 붉게 부어오른 것들이 보이시나요??

 

21일 후, 다시 양치질 등으로 플라그를 제거하자 2-3 일후에는 채취한 플라그의 박테리아 구성이 건강한 사람의 그것과 같아졌습니다.

그리고 며칠안에 잇몸에서 염증이 사라지게 됩니다.

 

자..

위의 연구를 읽고 내릴 수 있는 결론이 무엇일까요?

“오래된” 플라그에 사는 어떤 “박테리아(들)”이 잇몸 염증의 원인이 된다.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 저는 그것보다 학생들에게 21일동안이나 양치를 안 시킨 Dr. Loe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_-;

 


(절대 따라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위 실험 결과는 결코 21일간 칫솔질을 안해도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

실험 대상은 20대 초반의 건강한 학생들이었고, 매일 검진을 받았으니까요.)


 

어쨌든 결론은 잇몸이 붓는 가장 주된 원인은 플라그 속에 있는 나쁜 박테리아라는 것입니다.

거기에 덧붙여, 치석, 잘못된 교합(malocclusion), faulty restorations (땜질이 잘못 된 경우), 교정 치료에 의해 생긴 문제, 담배, 화학 요법의 부작용 등등이 부차적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그러면 우리 입속의 플라그만 잘 없에면 잇몸병이 예방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드시지 않나요?

그래서 바르고 꼼꼼한 칫솔질과, 칫솔이 닿지 않는 부분을 청소해주는 치실 사용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치석이란?

잇몸병을 일으키는 많은 요인 중, 플라그에 의해 일어나는 잇몸병을 돕는 일등 공신이 있다면 아마 치석(Calculus)이 아닐까 합니다.

 

 

아래 앞니 안쪽에 낀 치석, (Supragingival Calculus – Colgateprofessinoal.com)

 

치석이 생성되는데 꼭 박테리아가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치석은 박테리아 플라그가 광물화(mineralize)되며 생깁니다.

플라그가  생성된지 4-8시간정도 지나면 광물화가 시작되어 12일 정도가 지나면 60-90%정도 광물화가 완료되게 됩니다.

(모든 플라그가 광물화 되는 것은 아닙니다.)


치석의 주성분은 칼슘과 인산염인데 우리몸의 분비물인 침이나 구강내 점조직에서 분비하는 분비액(Serum)에 들어있는 것들입니다. (치석에 따라 구성물질의 분포는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입의 침샘 주변에 있는 치아 표면이나 잇몸 아래에 잘 생기지요.

 

치석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행해진 한 연구에 따르면 9689명의 어른을 조사했더니 91.7%가 치석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네요. (detectable 이라고 표현했는데, 관측가능한 정도 크기의 치석을 말하는 것입니다.)

게다가 치석 위에는 플라그가 잘 생기기 때문에 치석들은 항상 플라그에 덮혀있지요.

거기에 덧붙여 치석은 플라그에서 생성된 독성물질을 표면에서 통과시켜 속에 품고 있습니다.

그래서 잇몸이 붓는 독소의 저장고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즉 치석 + 플라그의 시너지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난 글에서 말씀 드렸듯이 치석이 직접 충치의 요인은 되지 못하지만, 플라그를 모으니 충치를 유발하는 요인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이죠.

 

아.. 그럼 치석도 제거해야 겠구나… 라고 생각하시나요?

문제는 치아의 모든 표면을 치석이 생기지 않게 관리하는 것도 어려울 뿐더러, 잇몸에 덮혀있는 부분은 집에서 관리하기가 더욱 어렵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한 번 광물화되어 단단하게 붙은 치석은 칫솔로는 떼어낼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치과에서 치석을 제거 하는것이 바로 스케일링(Scaling, Root planning, cleaning etc)입니다.

 

더군다나 치석은 반들반들한 표면에는 덜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깨끗하게 치석을 제거 하는 것 또한 중요하답니다.

 

 

물론 치석 외에도 잇몸병을 유발할 수 있는 수많은 다른 요인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치석과 플라그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칫솔질, 치실 사용, 정기적인 스케일링 만으로도 대부분의 경우 잇몸 건강을 지킬 수 있답니다.

 

보너스 편  - 배운 것 응용하기

 

자… 마지막으로 응용문제 하나 나갑니다.


어느날 칫솔을 사용하거나 치실을 했을 때 피가 났습니다.

자세히 보니 잇몸이 살짝 부은 것 같네요.

위에서 배운 바에 따르면 잇몸이 부었으니까 잇몸병입니다.

그러면 그 근방에 플라그가 쌓였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지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1. 피가 나서 무서우니 그 부분은 당분간 건드리지 않는다.

2. 응급상황이니 당장 내일 치과에 가서 스케일링을 한다.

3. 별일 아니니 내버려 둔다.

4. 피가 나는 부위를 더욱 꼼꼼하게 잘 칫솔과 치실로 플라그를 제거한다.

 

 

(Localized Gingivitis – from Colgateprofessional.com)

부은 잇몸 위로 쌓은 치석이 보이시나요?

 

네.. 너무 쉽죠?

잘 모르실 때는 대체로 제일 긴게 답입니다. -_-;


앞의 불쌍한 학생들의 실험에서 보듯, 플라그가 쌓여서 생긴 잇몸병의 치료는 그 근방을 깨끗히 하는것, 즉 칫솔질과 치실을 꼼꼼히 해 주는 것입니다.

피가난다고 무서워서 안하면 절!대! 안되요.

 

물론 양치질을 꼼꼼히 했음에도 계속 피가 나고 부어오른다면 당연히 치과를 찾으셔야 합니다.


요약
1. 잇몸병은 흔한 구강내 질병으로, 박테리아에 의해 생긴다.
2. 잇몸병을 예방하기 위해 플라그와 치석을 제거해야 한다.
3. 바른 칫솔질과 치실 사용이 플라그를 제거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4. 칫솔질이나 치실을 적당한 힘을 주어했는데도 피가 난다면 잇몸병을 의심하자.
5. 스케일링을 통해서 치석을 정기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6. 이렇게 설명했음에도 칫솔질을 안한다면, 내 잇몸이 무척 슬퍼할 것이다.

 

참고자료

Newman, MG., Takei, HH., Carranza, FA, Carranza’s clinical periodontology (10e), Saunders Co

Loe et al, Experimental Gingivitis in Man, J Periodontal. 1965

CDC, Oral Health U.S. 2002, Dental, Oral and Craniofacial Data Resource Center (http://drc.hhs.gov/report/)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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