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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n the US

영어 이야기 (1) 와써~ ? What's up ?

 

미국에 와서 생활하다 보면 역시 언어는 살아있는 것이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만일 외국인이 한국어를 잘 배워서 한국에 왔는데 친구들이 “즐” “뭥미” “이뭐병” 따위의 말을 써댄다면 미치겠지요. ㅎㅎ

 

그 정도는 아니지만, 아는 단어나 표현이라도 실제적으로 전혀 다가오지 않아서 답답한 경우가 있습니다.

 

제게도 그런 표현들이 많았는데요.

처음에 정말 고생한 표현 하나가 What’s up이었습니다.

친구들이 나만 보면 와썹와썹하는데 먼 소린지를  모르겠는 겁니다. 



예전에 타이푼님의 뮤직비디오에 한글리쉬가 나온 것을 보고 한참을 웃었는데요.

그걸 보며 내가 이 뮤비만 미국오기 전에 봤어도 걍 나도 와써~~ 하고 질러줄걸.. 이런 생각을 했더랬지요.



타이푼님의 뮤비 앞부분 (출처: 유튜브) 보기

 

어쨌거나 그당시에 저는 도저히 그날 처음 만나자 마자 하는 와썹.. 에 적응이 되지 않았습니다.

어쨌거나 만나서 반갑다는 의미는 알겠는데,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를 모르겠더군요.

 

어떨때는 슬쩍 시선을 돌리기도 하고,

어떨때는 하이… 로 때우기도 하고,

 

대체 뭐가 올라간단(UP) 말이냐.. 위에 머가 있나? 라는 생각도 해봤고,

기분이 좋다는 뜻인가 (기분 ~ UP) 라는 생각도 해보고

등등

 

몇날 며칠을 고민하다가..

인터넷을 떠올렸습니다.

바보같이..

그 때까지만해도 영어사전만 뒤질 줄 알았지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된다는 생각을 못했었지요.ㅠㅠ

 

몇 번의 검색을 거치니 (스펠을 잘 몰라 What chup 뭐 이런걸로 검색하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극도의 영어 기피증환자였던 저답지요. 결코 자랑할 수 없는 것입니다만  ㅠㅠ)

 

저랑 비슷한 궁금증을 가진 분들이 있었나 봅니다.

와썹하면 낫 마취 (not much)하던가 똑같이 와썹 해라…

라고 하더군요.

 

기타등등의 고급 (?) 대답이 있었지만 깔끔히 무시했습니다.

까짓거 하나만 알면 되지!!

 

그러던 어느날 교수님을 만나러 가던중 복도에서 저희 학교에 있던 시크교 유학생을 만났습니다.

언제나 저를 만나면 와썹~을 외치던 넘인데요.

머리에는 터번을 쓰고 수염을 덥수룩하게 길러서

40대 정도의 만학도로 추정했었더랬습니다.

 

딱 이분 정도의 이미지였습니다. (출처: http://fade-out.deviantart.com)

 

그넘이 다가옵니다.

좋아..

와라

와썹..

낫 마취란 말이지?

 

잔뜩 긴장하며 기다리고 있는데 오더니 하 와유… 이럽니다. (How are you???)

나쁜넘 ㅠㅠ

 

그래서 저도 파인 땡큐 앤드유를 날려 줬습니다.

 

여기서 잠시..

한국 교육의 위대함 아시죠?

 

어떤 한국 남자가 미국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쓰러졌습니다.

급히 달려온 911 대원이 이 남자에게 묻습니다.

하와유?

남자는 다 죽어가는 표정으로 간신히 눈을 뜨며…

파인, 땡큐.. 앤드유?

를 날리고 쓰러졌단…

 

어쨌든 그넘도 마침 같은 교수님을 보러간답니다.

그래서 나도 그 교수님 보러 간다 이랬더니

와썹? 이럽니다.

이 뭥미………

 

뭔일로 교수님 보러가냐? 뭐 이런 의미죠 문맥상으론..

 

근데 전…

인삿말로써의 와썹만 공부했던게 아니겠습니까?

순간 당황했으나..

 

곧 정신을 차리고

 

열심히 공부했던데로 낫 마취 (not much – 별일 없어) 를 날렸더라는…

그 후 그넘의 반응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ㅋㅋㅋㅋ

 

여기서 그날 그넘과의 대화중 재밌는 부분이 있습니다.

 

서양사람들은 대체로 동양인을 좀 어리게 봅니다.

게다가 제가 동안(이라고 주장하는) 이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외국인들이 저를 20대 초반이나 10대 후반으로 보았습니다. (사실인지 아닌지..)

주장하자면



이 정도의 모습이었달까요..

 

근데 그넘이 절보더니 (다시금 말씀드리지만 전 절대 그넘이 40대라고 생각했습니다.)

How old are you?이럽니다.

갑자기 먼 소리냐 싶어서

머뭇거리고 있으니

Can you guess how old I am?

이럽니다.

 

솔직히 40이라고는 대답하기가 곤란해서

27정도를 날렸습니다.

정말 많이 봐줬지요.

그리고

그럼 내 나이는 몇살 같아 보이냐?

라고 했더니..

저한테 40을 날렸습니다. ㅠㅠ

 

전부 진짜 있었던 이야기 입니다.

꽃다운 28살 … 40이라니요?

제가 28이라고 했더니 놀랍답니다.

 

그리고 자신의 나이를 밝히는데

….

19세…

였습니다.

게다가 고등학생...

고등학생인데 인도에서 고교 과정을 월반으로 끝내고 유학을 와서 AP클래스를 칼리지에 와서 듣는 중이랍니다.

 

머… 주고 받은 셈이었지요.

 

아마 그넘이 제가 평생 만나본 최고의 액면가였겠지만 그넘 입장에서는 제가 평생 최고의 액면가 외국인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 이후로 누군가의 나이를 추측할 때는 정말 조심스럽게 되더군요…


What's up?

왠일이야? 정도의 뜻을 가지며 How are you와 거의 같은 뜻으로 쓸 수 있다.
좀 더 격식이 없는 표현이므로 가까운 사이에 많이 쓰고, 젊은 층에서 더 많이 사용한다.

인사말로 하면 Not much (별일없어) 나 What's up 등을 날려주면되고,
진짜 무슨일이 있냐는 의미로 물어볼때는 해당하는 대답을 잘 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