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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n the US

미국의 식품 리콜(Recall)을 경험하다

일주일 쯤 전에 미국의 편의점 같은 곳인 CVS에 잠시 들렀습니다.


그런데 제가 가끔 식사 대용으로 먹는 음료수인 Slim Fast라는 넘이 리콜 되었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더군요.

 

사실 지난 12월에 이미 리콜이 되었는데, 제가 뉴스를 안보니 까맣게 몰랐던 것이지요.

원인은 설사와 구토를 유발하는 박테리아 감염의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군요.

 

 

<이 리콜이 아닙니다. ^^ from http://www.scarea.pl>

 

 

집에 와서 뒤져보니 6개들이 팩이 뜯겨진 채로 두 세개 뒹굴고 있어서, 가지고 갔습니다.

(다 먹어버린 다른 팩들은 어쩌고.. ㅠㅠ)


CVS로 가지고 갔더니, 영수증이 없으니 자기들이 현재 판매하는 금액 그대로 보상을 해 주더군요.

사실 그 제품은 2-3달 전, 세일 기간에 좀 더 저렴하게 산 제품이었습니다만, 내가 얼마에 샀는지, 어디서 샀는지 묻지도 않고 교환을 해 줘서 놀랐습니다.

 

<이번에 리콜이 된 Slim-Fast 캔입니다. from slim-fast.com>


미국의 리콜


미국의 소비자 보호법은 리콜에 대해 엄격합니다.

리콜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자발적 (Voluntarily) 리콜강제적(compulsory) 리콜이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대부분의 리콜이 자발적 리콜입니다.

전체 리콜의 90% - 95%정도라고 하더군요.

 

제품에 문제가 생겼더라도, 그 문제를 인정하고 자발적 리콜을 하면 회사의 문제를 고치려고 하는 의지를 높이 사는 분위기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만약 이런 리콜이 우리나라에도 예전부터 있었다면, 삼양 같은 회사가 망하는 불행한 (개인적으로 삼양라면을 좋아합니다. ^^) 사태는 없었겠지요.

물론 우지파동자체가 우스운 사건이긴 했습니다만...

 

어쨌든 일단 리콜이 결정 되면 미국 정부에서 운영하는 여러 사이트에 공지가 되고, 리콜을 하는 회사에서는 주요 일간지나, 소매점등을 통해 리콜을 알리는 광고를 하여야 합니다.

회사에서는 해당되는 모든 제품의 수거와 폐기의 의무가 있고, 소비자는 해당 제품을 파는 아무 가게에서나 환불이 가능합니다.


물론 의심 증상이 보인다면 회사에 보상을 요구할 수도 있지요.

 

리콜 정보는 어디서 확인할까?


미국 정부는 Recalls.gov라는 사이트에서 공식적으로 리콜에 관한 정보를 알리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해당하는 정부 사이트나 소매점들의 홈페이지에도 리콜 정보가 있구요.

일간지나 뉴스에서도 알려줍니다.


저의 경우 식품관련 리콜이었으므로 FDA의 홈페이지를 통해 이렇게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FDA에서 리콜 공지를 하는 블로그 Captured from FDA.gov>

 

위의 빨간 네모칸안을 보시면 Slim-Fast 드링크가 “자발적(Voluntary)” 리콜이 이루어졌다고 나옵니다.

 

리스트를 보다가 집에 있는 제산제인 롤레이드(Rolaid)도 리콜이 되었음을 확인하고, 오늘 가서 돈으로 돌려받았습니다.

 

이 외에도 최근에 행해진 유명한 리콜로는 타이레놀 리콜이 있습니다. (모트린과 베네드릴도 리콜이 되었지요.)

제조과정에서 제품 조합이 잘못되었는지, 이상한 냄새가 나고 일부 사람들에게 부작용을 일으켰다고 하더군요.

 

<Captured from FDA.gov>

 

저도 리콜이란 것에 크게 관심이 없다가, 이번에 정신이 번쩍 났습니다.

뭐…

먹고도 괜찮았으니 다행이지, 제가 문제가 생기는 1인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더구나 이번에 리콜된 많은 제품들에 제가 평소에 먹는 것과 연관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이런 정보를 제때 얻고자

FDA에서 블로그 형식으로 운영하는 리콜 뉴스를  RSS 구독해 놓았습니다.

 

 

<타이레놀 리콜 정보 from http://www.mcneilproductrecall.com/>

 

전화로도 리콜 환불을 받을 수 있다.

보통 식품 리콜을 하게 되면, 해당 식품은 폐기하게 되기 때문에 전화로 리콜을 할 수도 있습니다.


전화를 해서 바코드를 불러주고, 내가 얼마에 샀다라고 말하면 됩니다.

그러면 그 금액을 수표로 보내주고, 제품은 소비자가 알아서 처분하는 식이지요.

 

이런 리콜 제도는 참 좋은 것 같네요.

뉴스로 많이 봐서 지식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직접 겪어보니 이런 제도는 꼭 있어야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

 

이상 미국의 리콜제도를 경험한 이야기였습니다.